수학 하위권 비상구를 찾아라.
수학 포기 고교생, 꼴찌 탈출 비법은? "당장 문제집 덮고 중3 교과서 펴라"
[고1 하위권, 공부 비상구 찾아라.]
수학이런 습관 휴지통에 버려라!
-우등생 친구의 문제집 따라 산다.
-문제만 무조건 많이 푼다.
-풀이 과정 제대로 쓰지 않는다.
-틀린 이유 찾아보지 않는다.
흔히 고교 성적에서 '하위권'은 평균 내신성적이 5등급에서 9등급 사이인 학생을 일컫는다. 이들은 거의 '학업 포기 상태'에 놓여 있다. 1학년의 경우 대학수학능력평가(이하 '수능')까지 2년 반이나 남아 있지만 자신을 하위권이라고 생각하는 학생 중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하위권 학생들이야말로 성적 올리기 가장 쉬운 경우"란 것이다. 맛있는공부는 오늘부터 4주에 걸쳐 하위권 고교생(중에서도 고 1)을 위한 영역별 '꼴찌 탈출법'을 제시한다. 첫 회는 '수학' 편이다./편집자 주
#‘고 2 수학포기자’ 김태영군일반계 고교 문과 2년생인 김태영(17·가명)군의 학습 플래너에선 수학 공부시간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말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수학엔 더 이상 시간 투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 그가 마지막으로 받은 모의고사 수리영역 성적은 6등급이었다. 중3 겨울방학 땐 학원 선행 수업까지 들으며 공부했지만 고 1 1학기 때 내신 4등급을 받고 모의고사 성적도 그 언저리를 맴돌자 열의를 잃고 수학을 멀리하게 됐다. “좋다는 문제집도 사보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봤지만 소용없었어요. 처음엔 다 알 것 같은데 막상 문제 풀이에 들어가면 막막해지는 현상이 반복됐죠. 그럴 때마다 ‘역시 난 수학은 안 돼’ 싶어 자꾸 위축됐어요.”
#수리 4등급 ‘점프’ 윤철현씨
윤철현(고려대 생명과학계열학부 1년)씨는 2011학년도 수능 당시 6등급(백분위 39%)이었던 수리영역 점수를 지난해 수능에서 2등급(백분위 94%)으로 끌어올렸다. 비결은 일명 ‘습관 개조 프로젝트’. 그는 수학을 공부할 때 △문제만 많이 풀고 △풀이 과정을 제대로 쓰지 않으며 △틀린 이유를 찾아보지 않는 등 세 가지 ‘악습’을 끌어안고 있었다. 재수를 결심한 후 그는 첫 4개월간 문제 대신 기본 개념서를 파고들었다. “개념을 확실히 잡은 후 문제 풀이가 한결 수월해졌어요. 또 노트에 풀이 과정을 찬찬히 쓰는 습관을 들였더니 실수가 줄고 오답 분석에도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틀린 문제는 ‘왜 못 풀었는지’ ‘다시 풀 땐 어떻게 접근할지’ 등을 꼼꼼히 살폈죠.”
solution1ㅣ 고교 과정 연계 ‘중등 단원’부터 공략
하위권 학생은 공부 중심을 ‘수능’이 아니라 ‘내신’에 둬야 한다. 이금수 서울 중앙대부속고 교사는 “학교 수업보다 쉬운 강의는 없다”며 “어느 정도 기초가 쌓이기 전까진 학원 대신 학교 수업이나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공부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2학년 겨울방학 때까진 학교 진도를 따라잡고 3학년 때부터 수능을 대비해도 늦지 않다.하위권 학생의 공통점 중 하나는 ‘문제집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개 우등생 친구가 추천하는 문제집을 따라 산 후 한두 문제 풀곤 덮어버린다. 그리고 이내 다시 새 문제집을 사들인다. 박종수 이투스청솔 상담실장은 “하위권에겐 교과서와 익힘책 외에 다른 교재가 필요없다.”고 잘라 말했다.이제 와서 ‘부족한 기본기를 잡겠다.’며 중학교 3년 과정을 전부 되짚기란 불가능하다. 이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고교 교육과정과 연계되는 단원을 고르는 것. 특히 중3 수학 중 ‘인수분해’ ‘2차 방정식’ ‘2차 함수’ ‘피타고라스의 정리·활용’ ‘삼각비’ 등은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금수 교사는 “중학교 교과서에서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 싶은 단원을 골라 자신만의 교재를 만들어보라”고 조언했다.
solution2ㅣ 풀이 베껴 쓰기, 외워질 만큼 반복
하위권 학생의 최대 문제는 ‘기본 개념’과 ‘문제 풀이’ 모두에 약하다는 것이다. 이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베껴 쓰기’다. “해답지를 보면 수학적 사고력이 떨어지니까 웬만하면 보지 말라”는 충고는 하위권에게 ‘해당사항 없음’이다. 박종수 실장은 “수학을 잘하려면 ‘암기’와 ‘복습’이 필수”라며 “교과서 속 기본 개념과 공식은 반복해서 외우고 예제·유제 등은 맞힌 문제를 포함해 7회 이상 복습하라”고 주문했다.남혜영 메가스터디 수리영역 강사의 조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러 번 베껴 써서 해답을 보지 않고도 쓸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숫자만 바뀐’ 같은 유형의 문제에 도전하세요. 손도 못 댔던 문제를 자기 손으로 풀어낸 후엔 엄청난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게 되죠. 단, 풀이 과정을 기계적으로 베껴 써선 곤란합니다. 전후 과정을 이해하며 정답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집중해보세요.”
solution3ㅣ ‘시험 시간 관리 노하우’ 숙지해야
하위권 탈출의 첫 번째 관문은 학교 시험을 잘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틈틈이 ‘시험문제 풀이 요령’도 익혀야 한다. 대개 학교 시험은 2분, 모의고사 수리영역은 3분 만에 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하지만 하위권 학생의 상당수는 시간 조절에 실패해 낭패를 겪는다. 어려운 몇몇 문제에 얽매여 충분히 풀 수 있는 나머지 문제까지 놓치는 것.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시험지를 죽 훑어본 후 아는 문제부터 풀고 나서 모르는 문제에(그중 쉬운 것부터) 도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이금수 교사는 “모의고사를 치를 때도 객관식 문제가 막히면 다소 쉬운 주관식 앞부분 문제로 넘어가라”며 “확실히 풀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한 후 3점짜리 문제를 한두 개 더 맞히면 최대 10점, 2등급 정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