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개념 학습-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
수학에서 개념 학습,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
“개념은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면 다져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시험 보고 나면 여전히 개념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수학 점수가 항상 하위권이에요.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만 제대로 익혀도 50점 이상은 나온다는 선생님 말씀에 솔깃해 그래도 해봤더니 정말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수학 개념 공부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이다. 개념을 대충 이해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많은 문제를 풀어도 일정 점수대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게 학생들의 얘기.
공식 유도 과정 이해해야 개념 제대로 아는 것
개념이 단순히 문제 풀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수학에서 개념은 뭘까.
고등학교 조만기 교사는 “아이들은 공식을 아는 것이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개념을 제대로 아는 것” 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공식을 암기하면 문제가 조금만 바뀌어도 학생들이 힘들어한다. 사실 시험에서 각 문항의 배점만 살펴봐도 공식만 암기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2~3점대로 낮지만,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는 3~4점대로 높다.
고등학교 김창규 교사는 “개념은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한 정의를 의미한다. 학생들은 공식을 외워도 공식에 딸린 조건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예컨대 미분하라고 하면 대다수 학생들이 기계적으로 문제를 잘 푼다. 하지만 시험문제에서는 미분하라고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미분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 문제풀이가 가능해진다. ‘미분의 개념은 순간변화율‘이라는 의미를 안다면 ’자동차 과속 카메라의 원리‘를 묻는 식의 문제에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념을 잘 몰라 학생들이 잘 틀리는 문제 유형은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진위형 문제. “여러 개 보기 중에서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로, 거의 다 정확한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다. 정답이 보기 중 두 개인지. 세 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개념을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틀리는 문제가 많다.”는 게 조 교사의 조언이다.
개념서, 사전처럼 옆에 두고 자주 봐야
전문가들은 개념 공부를 위해서는 개념서를 사전처럼 옆에 두고 자주 보라고 권한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김 교사는 “문장 하나를 쓸 때도 맞는 개념인지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만들어지는 책이 교과서다. 교육과정이 자꾸 변하기 때문에 시중에 있는 개념서보다 교과서를 두세 번 정독하는 것이 개념을 익히는 좋은 방법” 이라고 강조한다.
교과서로 개념 공부를 하고, 문제집을 풀 때는 자기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개념을 몰라서 틀리는 경우 오개념 노트를 만들어 정리하고. 해당영역의 교과서를 다시 찾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개념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어려운 문제를 소화해내기 힘들다. 조 교사는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과정도 개념을 다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한다. “친구들에게 문제 해결 방법을 설명해줄 수 있다는 것은 개념이 잡힌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쉽게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념이 더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편 올해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은 개념서를 다시 정리하기보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의 개념 내용을 참고하는 게 필요하다.
안승점 강사는 “개념 공부의 기본은 학습 내용을 충분히 사고하려는 노력이다. 사고력이 뒷받침돼야 난이도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진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문제 풀이 과정에 잘 몰랐던 개념은 자신이 정리한 노트나 개념서에서 해당 내용을 찾아 기본 문제를 풀어보는 게 좋다”고 전한다.
최근 수능, 개념 깊은 뜻보다 언어적 이해 능력 물어
학생들 스스로 개념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교과서에 있는 문제는 다 풀 줄 알아야 한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교과서 문제 중 기본 문제와 유제만 풀어도 그 단원에 대한 기본 개념은 거의 안다고 할 수 있다. 교과서 외 개념서를 선택할 때도 문제가 수준별로 쉬운 문제와 중간 단계의 문항이 많은 교재라면 개념 잡기에 도움된다.” 게 조 교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념서 중에는 교육과정에서 빠진 개념이 있거나 변화된 교육과정에 맞춘 새 유형이 거의 나오지 않는 책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복합 개념을 묵는 문제일수록 배점도 높아 4점짜리가 많지만, 단순히 두 개 이상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묻는 문항으로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지는 않다. 따라서 비교적 낮은 단계의 문제로 개념정리를 해도 기본 개념에 충실하면 어려운 단계의 문제도 풀 수 있다.
안 강사는 “최근 수능에서도 개념의 깊은 뜻을 묻기보다 언어적인 이해력을 묻는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개념이 부족하다는 생각보다 문제의 조건 등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험생이 문제가 요구하는 사항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기본 개념만 갖고도 난도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학은 단계적 학문이기 때문에 중간에 몇 단계만 끊겨도 학생들은 개념 공부를 어려워한다. 진도가 늦는다고 다그치지 전 꼼꼼하게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학에서 개념 익히기가 선행 학습보다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