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오답 노트로 약점 보완하기
수학, '내게 딱 맞는' 오답 노트로 약점 보완하세요.
권소라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드림컨설턴트 멘토
맛있는 공부 독자 여러분, 겨울방학 잘 보내고 있나요? 방학은 뭐니 뭐니 해도 취약 과목과 단원을 따라잡기 좋은 시기죠. 공부에서 '약점 보완'이라고 하면 전 '오답 노트'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오답 노트 작성법은 저마다 조금씩 다를 거예요. 하지만 공통적으로 중요한 건 '보여주기'나 '자기만족'식(式) 오답 노트는 별 쓸모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효율은커녕 자칫 괜한 시간 낭비만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제가 고교 시절 활용했던 오답 노트 작성 요령을 소개합니다. 단, 수학 과목을 예로 들어 말씀드릴게요.
◇오답 노트에 정리 전 3회 이상 풀어야
본인의 학업성취도에 따라 한 권의 문제집을 풀어도 어떤 친구는 절반 이상을 틀리고 어떤 친구는 거의 다 맞힙니다. '틀린 문제를 모두 오답 노트에 정리하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기껏 만들어놓고도 너무 두꺼워져 다시는 들춰보고 싶지 않아질 수 있거든요.
제 경우, 오답 노트를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전 같은 문제를 최소 3회는 풀었습니다. 맨 처음 풀 땐 채점만 하고 정답은 표시하지 않았죠. 두 번째 풀 땐 틀린 문제를 다시 푼 후 채점했고요. 마지막으로 풀 때까지 막히는 문제만 선별해 오답 노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틀린 문제, 옮겨 적지 말고 오려내자
오답 노트를 만들 때 대부분의 학생은 틀린 문제를 노트에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문제를 복사한 후 오려내 붙이기도 하죠. 저도 처음엔 문제집을 일일이 복사해 오린 후 붙였습니다. 그런데 가위질·풀칠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군요. 고민 끝에 '여러 번 풀어본 문제집, 어차피 다시 볼 일 없으니 그냥 오려내자' 결심했습니다. 앞·뒷면에 모두 틀린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복사를 했어요. 이 방법을 사용하면 책이 훼손돼 좀 아깝긴 해요. 그러니 '(해당 문제집을)충실하게 풀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경우에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유형별 정리… 형광펜으로 눈에 띄게
오답 문제를 오려내 봉투에 넣을 땐 '유형'에 따라 구분하는 게 좋습니다. 이를테면 △반복적 계산 실수로 마지막 순간 틀린 문제 △특정 개념만 나오면 번번이 막히는 문제 △여러 단원이 결합된 '통합형 문제'인데 접근 방식조차 생각나지 않는 문제 등으로요. 이도 저도 아닌 유형은 별도 봉투에 모아주세요. 이때 중요한 건 오려낸 문제마다 문제집명·단원명·페이지를 표기해두는 겁니다. 그렇게 해놓아야 추후 답지를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특히 유의해야 할 오답 유형은 '단순 계산 실수'입니다. 0과 6 같은 숫자를 비슷하게 쓰는 경우, 식을 옮겨 적다가 부호를 틀리게 적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이런 유형이야말로 '얼마든지 맞힐 수 있는 문제를 결정적 순간 눈앞에서 놓치게 되는' 복병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계산 실수의 원인은 대개 집중력 부족에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엔 맞히겠지'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다음엔 절대로 안 틀리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노력하세요.
특정 개념에서 자꾸만 막히는 문제가 있다면 해당 개념이 등장하는 지점을 형광펜으로 표시해두세요. 그런 다음, 관련 단원을 찾아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여러 개 풀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휴일엔 '오답 제비뽑기'… 퀴즈처럼 풀어라
제가 수학 오답 노트를 이런 방식으로 작성한 건 '기왕 하는 공부, 되도록 공부하는 느낌 덜 받으면서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매사 싫증을 잘 내는 제 성격상 노트로만 하는 공부는 금세 지루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오답 문제 풀이는 주로 휴일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공부하긴 싫지만 안 하자니 불안할 때 한 문제씩 뽑아 '퀴즈 맞히듯' 푼 거죠. 일종의 게임 형식을 택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지루한 느낌을 덜 수 있었습니다.
문제가 너무 많이 쌓이면 보관하기 어렵지 않냐고요? 그런 경우를 대비해 봉투에서 꺼내 풀어본 문제엔 간략하게 정답 여부를 기록했어요. 5회 풀어 4회 이상 맞혔을 경우엔 봉투에서 뺐고요. 물론 절 무조건 따라하실 필요는 없어요. 여러분 나름의 기준을 정한 후 실천하시면 됩니다.